예전에 저는 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사상이 부족해서, 혹은 모두를 설득시킬 만한 사상이 완성돼 있지 않아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세계적인 사상을 낳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매일매일 저를 채찍질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길은 걸을수록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계속 읽는데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만 더 눈에 들어오고, 외국어를 두 개나 할 수 있게 됐는데도 할 수 있게 된 말보다 못 하는 말 때문에 답답해했죠. 똑똑한 사람을 만나면 기쁘기보다 경쟁심이 먼저 들었고, 그러면서 모순적이게도 저와 뜻이 맞는 사람이 없다며 지독하게 외로워했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문제가 제가 공부를 더 하고 더 높은 학위를 따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세계적인 사상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