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랄 |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바다 환경문제 깊이 읽기 25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석유 비축용 대형 탱크나 시멘트 몰탈 고체화를 통해 육상에 반영구 격리해야 한다

현재 일본 후쿠시마 현에는 130만 톤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수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녹아내린 원자로 건물에는 지금도 지하수가 유입되고 있어 여전히 새로운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천 개가 넘는 탱크에 보관된 이 오염수를 대충 거르는 시늉만 한 뒤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절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과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어떻게 처리되어야 할까요? 우리는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도 괜찮다고 말하는 위험한 사람들에게서 발언권을 빼앗아야 합니다. 방류만이 대안인 것처럼 말하며 그들이 짜놓은 판에 들어가지 않고 새로운 논쟁의 프레임을 짜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처럼 해양 방류에 단순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충분..

롯데는 물탱크에 10년째 감금한 흰 돌고래 벨라의 방류 약속 즉시 이행하고 환경단체에 대한 겁박식 고소를 즉각 취하하라

지금도 잠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는 북극해에서 납치되어 끌려온 벨루가(흰 돌고래) ‘벨라’가 10년째 소형 물탱크에 감금된 채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쿠아리움’이라고 하면 자연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이 모방되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벨라가 갇혀 있는 곳은 이러한 상상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 안에는 그 어떤 것도 들어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래도 없고, 해초도 없으며, 하다못해 바위도 없습니다. 벨라의 황량한 ‘아쿠아리움’은 그야말로 물탱크나 다름없습니다. 야생의 벨루가는 1,000m 수심까지 잠수하기도 합니다. 장거리를 이주하는 시기에는 2,000km를 헤엄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 아쿠아리움의 깊이는 7.5m밖에 되지 않습니다. 벨라의 몸길이가 4m정도 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제주도 비자림로 확장 공사 중단을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 [비자림로공사중단챌린지]

지난 주 목요일, 저는 제주도 비자림로에 다녀왔습니다. 비자림로 공사 중단 챌린지를 이어 받았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막막해 그동안 챌린지에 참여하지 못했던 부채감을 무겁게 안은 채였죠. 현장에 가보니 곳곳에는 전기톱으로 난도질당한 나무들이 시체더미처럼 쌓여 있었습니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찢어진 나무 조각들이 마치 살점처럼 보였고, 다 뒤집어엎어진 흙 위로는 벌써 도로 포장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공사 무효 재판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새벽에 기습적으로 시작된 벌목의 현장이었죠. 사실 비자림로에는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았습니다. 막히는 도로가 아닌데도 도로를 확장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모순으로 범벅되어 있는 이 공사가 무수히 많은 반대와 세 번에 걸친 공사 중단에도 다시 강행되는..

고래를 죽이면 바다도 죽는 이유 1 - 대양을 넘나드는 영양소의 운반자, 고래

🧑‍💻 안녕하세요!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 한바랄의 번역가 서서재입니다:) 지난 주에는 일본 포경 산업의 역사를 다루는 논문을 정리해보았는데, 다음에 정리할 자료를 찾다가 일본 IWC 대표단이었던 고마쯔 마사유끼의 『고래는 잡아도 좋다』(한국수산신보사, 변창명 옮김)를 읽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담긴 포경 찬성론의 주장들이 너무 기절초풍할 정도로 이상하고 뒤틀려 있어서 여러분들께 꼭 소개를 하고 싶었는데, 일단 그 전에 고래를 왜 절대로 죽이면 안 되는지 공부를 해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틈틈이 고래가 해양 생태계에서 하는 역할들을 하나씩 정리해 오려고 합니다:) 연말에 텀블벅을 할 예정인 『우리가 바다에 버린 모든 것』은 이제야 비로소 번역이 끝나서 교정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6 - 일본 국민들이 고래사냥을 옹호하는 이유

2011년에 일본 AP 뉴스는 고래사냥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상업 포경과 고래 사체 유통/판매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2%의 일본인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관심 없다/상관 없다’는 응답은 35%, ‘반대한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제로 고래 사체를 즐겨 먹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의 분포는 이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고래 사체를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2%밖에 되지 않았으며, 66%는 고래 사체를 먹을 생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포경 반대 운동 단체 IKAN은 2010년을 기준으로 일본인의 실제 고래 사체 소비량은 1인당 23.7g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이는 해산물 29.6kg/명이나 기타 육류 29.2kg/명에 비하면 티끌만..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5 - IKAN과 시셰퍼드, 일본에 대항하여 반포경 운동을 벌이다

서구에서는 그린피스나 시셰퍼드가 국제여론을 주도하며 적극적인 반포경 운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본 내부에 고래잡이에 반대하는 NGO는 거의 없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일본 지부도 고래잡이에 관해 보도하는 일이 드물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더 이루카 앤 쿠지라 행동 네트워크The Iruka & Kujira Action Network (IKAN; IKA-Net으로 줄이기도 함 — 옮긴이)’는 몇 안 되는 일본의 고래잡이 및 돌고래 학살 반대 단체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 IKAN 홈페이지: http://ika-net.jp/en/ Iruka & Kujira Action Network ika-net.jp 1996년에 IKAN의 활동가들은 일본 시즈오카현 후토에서 이루어진 불법 돌고래 사냥을 ..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4 - 일본이 IWC에 남았던 이유와 결국 탈퇴한 이유

상업포경 금지조치가 최종 결정된 이후에 일본은 몇몇 포경국가와 마찬가지로 IWC를 탈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IWC에 남기로 결정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일본의 IWC 가입이 전범 국가로서의 이미지를 세탁하고 국제 규범을 존중하고 따르는 국가로서 국제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학 조사’ 명목으로라도 남극에서 고래를 잡으려면 IWC 회원국 지위가 있어야만 했는데, IWC를 탈퇴하면 그것마저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이후에 다시 모라토리엄 해제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축적해 놓아야 했는데, 이를 위해서도 남극에서의 포경은 중요했다. 더 나아가, 남극에서의 포경은 남극해에서 일본의 해상 지배권을 확보하는 데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기에,..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3 - 상업 포경 금지 조치에 반기를 들다

🧑‍💻 뉴스펭귄(@news.penguin)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열린 국제포경위원회 68차 총회에서 중남미의 앤티가바부다가 상업적 포경을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와 감비아, 기니 공화국이 이러한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배후의 흑막으로 일본이 지목되고 있는데, 일본이 이렇게 IWC 회원국들을 이간질한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번 포스트에서 그 과거를 알아보겠습니다. 📖 고래의 개체수 붕괴에 대한 국제포경위원회의 대응은 처음에는 어획량 쿼터를 제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IWC는 실질적으로 보호 효과가 있을 정도로 낮은 어획량을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결정된 어획량에 도달하기 전에 서로 더 많이 잡으려고 내달리는 기현상을 낳게 되었다. 어획량 제한으로 ..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2 - 고래 보호의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다

"86년도에 상업적 고래 사냥 금지 조치가 국제적으로 선언되었지만, 대부분의 고래는 아직까지도 개체수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오늘날 남아 있는 고래의 생물량은 종전의 14%밖에 되지 않는다." 60년대가 되자 전 세계의 포경산업은 점점 축소되며 사양 산업이 되기 시작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고래의 지능에 관한 연구가 속속 등장하면서 고래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국제 여론은 고래를 잡아선 안 된다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미국과 호주, 서유럽에서는 포경 반대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1970년에 미국에서는 대형 고래들을 보호종으로 지정하고 고래 사체의 수입과 생산을 금지하는 해양포유류 보호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고래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는 세계적인 흐름과는 반대로 나아갔다. 60년대부터 일..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1 - 일본은 왜 IWC에 가입했을까?

🧑‍💻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와 일본이 그렇게 고래잡이에 집착하는 나라인데도 왜 국제포경위원회에 가입했는지에 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약 3~4일에 걸쳐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하는데, 너무 일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포스트가 될까봐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건 모두 한국의 고래잡이 현황을 충격적으로 알리기 위한 빌드업이에요.. 📖 “20세기 백 년 동안 포경산업에 의해 사냥 당한 고래는 모두 3백만 마리이며, 이 중 50만 마리가 일본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포경산업이 무차별적으로 고래들을 학살하는 동안 사람들의 의견은 두 가지로 갈렸다. 한 쪽은 고래가 모두 죽어서 멸종하는 것을 걱정했고, 다른 한 쪽은 연안에서 멀리 떨어져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고래들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