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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석유 비축용 대형 탱크나 시멘트 몰탈 고체화를 통해 육상에 반영구 격리해야 한다

서서재 2023. 6. 7. 16:06


현재 일본 후쿠시마 현에는 130만 톤에 달하는 방사능 오염수가 보관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녹아내린 원자로 건물에는 지금도 지하수가 유입되고 있어 여전히 새로운 방사능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천 개가 넘는 탱크에 보관된 이 오염수를 대충 거르는 시늉만 한 뒤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지만, 이것이 절대 해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과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어떻게 처리되어야 할까요? 우리는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도 괜찮다고 말하는 위험한 사람들에게서 발언권을 빼앗아야 합니다. 방류만이 대안인 것처럼 말하며 그들이 짜놓은 판에 들어가지 않고 새로운 논쟁의 프레임을 짜야만 합니다. 그러려면 지금처럼 해양 방류에 단순히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염수 처리에 관한 다른 대안을 제시하고, 그 대안이 더 많은 조명을 받아 관철되도록 할 수는 없을까요?


지난 4월 21일, 탈핵시민행동과 환경운동연합의 주최로 열린 고토 마사시 박사의 초청 강연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처리와 관련하여 요구되는 대안적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실제 참여했던 고토 마사시 박사는 이 강연에서 오염수의 해양 투기는 절대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하며, 해양 투기의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합니다.


박사가 제시한 첫 번째 대안은 10만 L 크기의 초대형 원유 비축 탱크에 오염수를 옮겨 백 년 동안 보관하는 것입니다. 일본에는 국외에서 원유 공급이 단절되는 상황에 대비해 구축된 원유 비축 시설들이 있는데, 이 안에 오염수를 가둬두고 반감기가 여러 차례 지나 방사성이 붕괴할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 박사의 주장입니다. 반감기가 12.3년인 삼중수소라면 백 년 정도만 격리해두어도 자연스레 수치가 낮아지게 됩니다. 이는 해양 방류에 비하면 별도의 복잡하고 비싼 여과 과정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지극히 단순하고 직관적인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냥 반감기가 여러 번 지날 때까지 가만히 두기만 하면 됩니다.


원전 오염수를 처리하기 위해 고토 박사가 제시한 두 번째 대안은 시멘트로 오염수를 굳혀 고체로 만드는 것입니다. 삼중수소는 물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체로 굳히면 밖으로 새어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멘트 몰탈화로 삼중수소를 가둬두는 방식은 이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사바나리버 핵시설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시멘트를 이용한 고체화 방식을 이용할 경우, 방사능 오염수가 사실상 영구적으로 육상에 보관되도록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방법은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것보다 훨씬 책임감 있는 방법이며, 더 안전할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들이 버젓이 있는데도 해양 방류가 주장된다는 사실이 몹시 개탄스럽습니다.

바다는 비가 되고 강이 되어 모든 지구 생명체들의 체내에 흐릅니다. 그렇기에 바다가 방사능으로 오염되면 단순히 ‘해산물’을 먹지 못하게 되는 결과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장기적으로 서서히 누적되는 삼중수소는 인간은 물론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생명의 신체와 생리에 복구 불가능한 해악을 끼칠 것입니다. 한 방울의 오염수도 바다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막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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