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나/오늘의 번역 일기 2

[번역 일기] 20220605 바다 환경 전문 출판사를 세우고 환경운동을 하면서 내게 생긴 변화

예전에 저는 학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사상이 부족해서, 혹은 모두를 설득시킬 만한 사상이 완성돼 있지 않아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세계적인 사상을 낳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매일매일 저를 채찍질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길은 걸을수록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을 계속 읽는데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만 더 눈에 들어오고, 외국어를 두 개나 할 수 있게 됐는데도 할 수 있게 된 말보다 못 하는 말 때문에 답답해했죠. 똑똑한 사람을 만나면 기쁘기보다 경쟁심이 먼저 들었고, 그러면서 모순적이게도 저와 뜻이 맞는 사람이 없다며 지독하게 외로워했습니다. 당시에는 모든 문제가 제가 공부를 더 하고 더 높은 학위를 따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세계적인 사상가가 ..

[번역 일기] 20210713(1) 필사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얼마 전 샘플 번역에 참여했다가 떨어졌습니다. 검토서를 작성하면서 애정을 적지 않게 쏟은 책이었고, 번역도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졌더라구요. 어떤 점에서 제 번역이 부족했을까 궁금하던 차에 감사하게도 출판사에서 피드백을 보내주셨습니다. "철학 에세이 보다는 조금 더 무거운 사회과학 서적 느낌이 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말을 듣고 '아차'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번역을 할 때 청소년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표현을 간결하게 해보자는 생각으로 번역을 하다가 도무지 어색해서 제 원래 문체로 초벌 번역을 해놓고 나중에 표현을 다듬자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다가 마감에 쫓기고 제가 살뜰하게 빚어낸 표현들을 너무나 아끼게 된 나머지 문체를 크게 고치지 않고 그대로 제출했죠. 결국 이번 샘플 번역은 문체가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