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조선에 제일 급선무는 교육인데, 교육을 시키려면 남의 나라 글과 말을 배운 후에 학문을 가르쳐야 하거늘 교육할 사람이 몇이 못 될지라.그런고로 각종 학문 책을 국문으로 번역하여 가르쳐야 남녀와 빈부가 다 조금씩이라도 학문을 배울 것이니, 한문을 배워 가지고 한문으로 다른 학문을 배우려 하면 이십여 년이 지나도 그 나랏말 할 사람이 그중에 몇이 못 될지라. - 서재필, 『독립신문』 제2권 제92호, 1897.8.5 - 한국에서 번역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지금이야 매년 출간되는 책 다섯 권 중 한 권이 번역서일 정도로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서 번역이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번역이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지금처럼 활발히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엘리트들이 한문을 그대로 가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