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나오자마자 번역을 하고 싶었는데 어떠어떠한 사정으로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어쩌다 기회가 생겨서 번역을 하게 되었고 번역하는 동안 힘이 되어준 배우자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는 등의 사적인 이야기들을 구구절절 늘어놓는 역자후기를 싫어하는 편입니다. 역자후기, 혹은 옮긴이의 말은 본문의 내용에 누가 되지 않을 만큼의 품위와 무게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 감동도 재미도 영양가도 없는 메모가 툭 하고 등장하는 게 몰입을 확 깨기 때문이지요. 가급적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저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오롯이 집중되도록 해야 하는 번역가가 느닷없이 깜짝 등장하는 것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여기까지는 저도 한 명의 독자이기에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만, "그러면 너는 책을 번역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