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이” 저는 이 말을 처음 접한 순간 단박에 설득되어 버렸습니다. 그들은 ’고기’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에게 먹히기 위해 존재하는 ‘수산자원’이 아니었습니다. 단지 물속에 살고 있는 존재일 뿐이었죠. 육지에 사는 동물을 ‘육고기’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물고기’라는 표현은 물에 사는 동물들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대충 싸잡아서 먹거리로만 보겠다는 심보를 담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생명으로 역동하던 바다가 오늘날 남획으로 텅 비어버리게 된 현실은 이러한 언어와 무관하지 않겠지요. 물살이는 물고기에 비해 좀 더 생명친화적인 언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사 중심적인 개념은 세상을 정지해 있거나 죽은 대상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반면, 동사 중심적인 개념은 세상을 생동하고 역동하고 살아 있는 존재를 중심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