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랄 |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 33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구의 간략한 역사 2

1970년대 중반에는 해저면에 가라앉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첫 번째 기록이 세상에 나왔다. Holmström(1975)은 스웨덴 트롤 어선이 해저면에서 매번 플라스틱 쓰레기를 건져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라앉는 이유는 부착 생물이 달라붙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표면에 떠다니는 것은 초반 3~4개월 동안이었다. Holmström 이후에도 쓰레기가 부착생물에 의해 가라앉는다는 연구들이 이어졌다. 이어서 플라스틱 부유물이 환경에 끼치는 다른 해악에 관한 연구들도 발표되었다. 그 중 Winston(1982)은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의 뗏목이나 서식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는 멀리 떨..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구의 간략한 역사 1

해양 쓰레기는 매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쥘 베른은 이미 1870년에 『해저 2만 리』에서 바다에 떠다니는 쓰레기들을 생생하게 묘사한 바 있다(2부 11장. 사르가소 해). 그러나 해양 쓰레기는 인간이 플라스틱을 발명하면서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최근 60년간 해양 플라스틱에 관해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각각의 연구가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제들은 시기별로 차이가 있었다. 해양 플라스틱 문제는 60년대에 플라스틱 폐기물에 의한 야생 동물의 얽힘과 섭취 문제를 시작으로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70년대에는 공해에 부유하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입자들에 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80년대부터는 실질적인 해변 쓰레기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해양 쓰레기에 관한 관..

해양보호구역을 운영하는 데에 비용은 얼마나 들까?

요약: 과연 전세계 83개 해양보호구역을 운영하는 데에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고 있을까? 세계공원총회(World Parks Congress)가 제시한 바와 같이 전체 바다의 20~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면 50억에서 19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약 백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큰 비용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오늘날 각국 정부가 수산업에 제공하고 있는 ‘나쁜 수산 보조금’의 총액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다. 이러한 비용을 들여서 어획량이 훨씬 증가하고 관광 수입도 생기게 되니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생태계가 회복됨으로써 인류가 얻는 이익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클 것이다. 오늘날 생태계는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상업 어종의 어획량은 ..

해양보호구역의 가면을 쓴 가짜들, 그리고 과장된 통계

현재(2018)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다는 3.6%에 불과하다. UN 생물다양성 협약(CBD)에서는 이 수치를 2020년까지 1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하였으며, UN 지속가능발전목표14(SDG 14)에서도 이러한 목표치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였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는 30%의 바다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양보호구역이 30% 미만으로 설정된 상태에서는 바다의 종 다양성이 계속 감소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세계는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UN 생물다양성협약(CBD)은 2017년에 5.7%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평가했고, 세계자연보전모니터링센터에서는 이보다 높은 수치인 6.97%가 보호구역이라고 평가했다. 200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해양..

해양보호구역을 도입하기 위해 어업인들에게 보조금을 줘야 할까?

어장을 폐쇄하고 해양보호구역을 도입하려고 하다 보면 반드시 지역 어업인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을 도입하면 어장이 좁아져 경쟁이 치열해지고, 어업인들은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노동해야 할 것이며,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획량은 단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렇다면 그들을 달래기 위해 보상금이 필요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오늘날 바다를 죽음에 이른 것은 수산업이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보상금을 줘선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금전적인 보상 없이 원활히 해양보호구역을 도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업인 중에는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마땅히 없어서 할 수 없이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리 해양보호구역이 장기적으로 큰 이익을 가..

해양보호구역은 회유성 어류도 보호할 수 있다!

해양보호구역이 회유성migratory 어류를 보호하는 데에는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바다를 이동하며 서식하는 어류는 보호구역 안에만 머물러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온대 해역에서는 회유성 어류를 대상으로 한 공장식 어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해양보호구역이 소용없다는 믿음 때문인지 이 지역들에서는 완전 해양보호구역이 거의 도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해양보호구역이 여러 바다를 넘나들며 서식하는 회유성 어류를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들의 습성을 너무나 단순하게 이해한 데서 생긴 착오이다. 회유성 어류도 생애의 일정 기간에는 특정 지역에 큰 무리를 지어 머무른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 지역에 보호구역을 설치한다면 회유성 어류도 지켜낼 수 있다. 회유성 어류는 왕성한 이동 활동..

해양보호구역은 바다 생태계 회복의 베이스캠프

생명이 고갈된 바다를 되살리는 데에는 보호구역 안의 생물들이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해양보호구역은 3~5년만 지나도 생물량을 두 배 증가시킬 수 있고, 생물량 증가는 자연스레 비약적인 번식량 증가로 이어진다. 번식량 증가는 다시 개체수 증가를 낳는다. 이것이 선순환으로 반복된다고 생각해보라. 해양보호구역이 있다면 바다는 다시 생명의 불꽃을 되살릴 수 있다. 바하마의 엑수마 케이Exuma Cay 보호구역의 나소그루퍼Epinephelus striatus들은 외부 어장보다 여섯 배 왕성한 번식력을 보였다. 미국 북서부 해안에 위치한 퓨젯 사운드 인근 보호구역에서도 범노래미Ophiodon elongatus들은 20배 뛰어난 번식력을 기록했고, 이 구역의 구리 볼락Sebastes caurinus들은 무려 백 배나..

물살이들이 수명대로 살도록 놔두는 게 중요한 이유

셀 수 없이 많은 어선들이 바다를 헤집고 다니며 어린 물살이까지 닥치는 대로 잡아들이는 오늘날, 제 명대로 편안히 살다가 죽는 물살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혹은 어린 나이에 그물과 낚싯바늘에 걸려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해양보호구역이 설치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아마도 가장 큰 변화는 보호구역 안에 사는 개체들은 인간에 의해 포획될 걱정 없이 오래 살 수 있게 된다는 점일 것이다. 해양보호구역에서라면 물살이들은 더 오래 성장기를 가질 수 있고, 평균 연령도 늘어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어류는 몸집이 큰 개체일수록 더 많은 알을 낳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10kg인 붉은 도미 한 명命은 몸무게가 1kg인 붉은 도미 열 명보다도 더 많은 알을 낳는다..

해양보호구역 — 물살이들을 더 크게, 더 많게, 더 다양하게!

해양생태학자인 벤자민 S. 할펀Benjamin S. Halpern은 해양보호구역을 설치한 곳에서는 어획이 이루어지는 해역에 비해 생물 밀도가 200% 가까이 증가하고, 생물량은 250%, 평균 체장은 3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이는 번식력이 240% 이상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필리핀 수밀론 섬 인근에 설치된 해양보호구역에서는 9년 동안 대형 포식자의 수(밀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포식자의 위치에 있는 어류들은 먹이를 쫓다가 어망 등에 혼획되는 경우가 많은데, 어업 금지 지대를 만듦으로써 개체수가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이다. 미국과 캐나다 동부 해안에 설치된 해양보호구역에서도 괄목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곳의 가리비placopecten magellanicus들은 평균 수명이 대폭 증가하고..

지금은 ‘완전한’ 해양 보호구역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인간이 자행해 온 수많은 활동들은 바다 생태계와 종 다양성을 파괴해 왔다. 우리는 바다에 살고 있는 생명들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여전히 너무나 많음에도, 그들에 관해 제대로 알기도 전에 그들을 없애버리고 있다. 사람들은 지금 잡아들일 수 있는 어류가 바다에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한때 바다를 가득 메웠던 생물들이 인간 때문에 깡그리 사라진다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예전에는 너무 어리고 작아서 다시 놓아줬던 개체들이 지금은 식탁 위에 올라오고 있다. 우리는 지금 당장 바다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야만 한다. 그 전환의 중심에 놓이는 해결책이 바로 ‘완전한’ 해양보호구역이다. 완전한 해양보호구역이란 어업을 비롯한 모든 인간활동을 전면 차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