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랄 |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부닥치며 배우는 출판의 기록

20220923 로고 디자인 실패 및 자원순환형 도서 배송 파우치 기획

서서재 2022. 9. 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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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 디자인 공모전 플랫폼에서 나름 거금을 주고 로고 디자인을 의뢰했는데 완전히 망했다. 이렇게 실망하게 될 줄은 몰랐다.. 브리핑 내용을 전혀 안 읽고 대충 디자인한 시안이 많았고,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의 참여율이 저조했다. 아무래도 브리핑을 너무 구구절절 길게 쓴 탓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바를 명확하고 심플하게 전달하고 나머지는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재량에 맡겼어야 하는데, 너무 디렉션을 많이 썼나보다. 70만원을 주고 디자이너와 소통에 실패하는 경험을 얻었다.. 나는 항상 말을 더 많이 해야 메시지가 더 잘 전달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간결명료함을 배워야하는 때인 것 같다. 70만원짜리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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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유주얼굿즈페어에 다녀왔다. 폐현수막을 업사이클한 도서 배송용 파우치를 제작해줄 업체를 물색하러 간 거였는데, 꽤 소득이 있었다. 일단 현수막은 첫 발주처와 인쇄소의 디자인 저작권 문제 때문에 제3의 업체에 상품을 만들어주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우리가 사용할 목적으로 현수막을 발주하고, 그걸 다 쓰고 철거하고 나서 패션 아이템으로 업사이클하는 순환의 방식은 가능하지만, 다른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기증받은 현수막을 가지고 우리가 도서 배송 파우치를 만드는 데에는 여러가지 난점이 있는 것 같다. 한 번에 100개 이상 주문을 해야 하는데, 재료 수급에 걸림돌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헌옷을 업사이클링하는 업체와도 명함을 주고받았다. 저작권 문제는 우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쪽은 제작 과정에서 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아 걱정된다. 옷을 일일이 해체해서 자른 다음 다시 꿰매야 하는데, 얇고 찢어지기 쉬운 옷감도 많이 취급하는 것 같아서 재료 수급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 같다. 

 

다음 대안은 에코백을 업사이클링하는 것이다. 일단 이쪽으로 가능성을 검토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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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에 가서 문의해보니 규격 택배상자나 서류봉투가 아니더라도 택배 접수를 해준다고 한다. 독자분들이 우체통에 파우치를 넣어서 다시 출판사로 회수하고 싶다면 회송용 송장을 동봉해야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업사이클링 파우치를 사용하면 컨베이어 벨트 같은 데에 끼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파우치 제작비 + 독자에게 배송비 + 회수용 배송비를 모두 합치면 정말 끔찍할 정도로 돈이 많이 들 것 같긴 하다. 현실적으로 단가가 너무 많이 들면 종이 쇼핑백으로 포장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