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과 기술 - 잡다한 실험들 27

[BA7](19-1) 뮌헨대 철학과 기말논문 (20p, Revisiting the Exclusiveness of modern Nation-state and its Compatibility with Cosmopolitan Ideals, 2.3/4.0(B))

드디어 몇달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과제논문 작업이 끝났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방학 과제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여기에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했는데, 그 이유는 이 과제의 주제가 내가 정치철학을 공부하는 신념적인 태도와 궁극적인 목표를 깊게 건드리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논문의 목표는 근대 자유민주주의 민족국가가 (역사에서 보여왔고 여전히 보여주고 있는 거악巨惡들에도 불구하고) 세계시민주의적 이상과 양립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이상들을 도모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국가주의적 코스모폴리타니즘' 내지는 '코스모폴리탄적 국가주의'의 (몰염치한)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었는데, 두 달동안 나를 정신적으로 학대한 덕분에 결국에는 증명하고 싶었던 것을 증명하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이번에 쓴 논문은 고등학교 때 ..

#읽기의 기술 - 일차문헌을 꼭꼭씹어먹어 보자 (독서법, 포스트잇 사용법)

저는 책을 험하게 읽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왠지 어떤 책에서 '제대로 뽕을 뽑으려면' 아이디어와 상념으로 가득한 메모와 밑줄, 형광펜으로 페이지를 빼곡하게 채워야만 할 것 같고, 그렇게 독서를 했을 때 만족감이 듭니다..ㅋㅋ 이러한 욕망의 연장에서, 책을 읽을 때 포스트잇 또한 많이 붙이게 됩니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전공서적의 경우에는 각각의 챕터를 항상 태그를 붙여 구분해놓는 편이고, 책 내용을 요약한 메모를 포스트잇에 적어놓기도 합니다. 태그지를 빼곡하게 붙이며 책을 읽는 것은 상당히 보편적인 독서법이지만, 이번 포스트에서는 제가 독서를 해나가면서 나름대로 조금 더 규칙을 부여하고 발전시켜 본 태그 방법에 대해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단순히 인상 깊은 내용이나 중요한 페이지를 빨리 찾기 위해 붙..

최적의 에버노트 사용법을 찾아

나는 에버노트를 2013년부터 상당히 애용해왔다. 그동안 매월 6,000원씩 꼬박꼬박 내면서 '에버노트 프리미엄'을 구독하고 있고, 저장된 노트도 현재 5200개가 넘는다. 내 에버노트 계정에는 한 줄짜리 메모부터 일기, 할 일과 일정, 스크랩한 신문기사나 사진/지도, 메일, E-Book, 직접 만든 외국어 사전, 수업시간에 제출한 과제 등이 모두 들어있는데, 이렇게까지 에버노트에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들어가게 된 이유는 내가 나의 뇌를 거친 모든 자료와 나로부터 생산된 모든 자료가 한 곳에 기록되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물론 에버노트에 불편함을 느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에버노트를 그동안 애용해온 유저들이 으레 그렇듯, 나 또한 노트의 개수가 수백 수천 개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정리되지 않은 채 쌓..

한셀로 한 학기 공부계획표 만들기 (+1)

군복무를 인사 관련 부서에서 했었는데 그 때 한셀(엑셀보다 한셀을 더 많이 썼었다) 사용법을 많이 익힐 수 있었다. 매일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한셀로 만든 '전역일 계산기'나 스케줄러 파일을 켰었는데, 전역하고 나서도 일정을 정리하거나 계획을 짤 때 한셀을 쓰고 있다. 이번 학기에는 한 학기에 배우는 내용들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체계적으로 공부계획을 세우는 데에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투자하고 있는데, 그 과정을 한번 기록해본다. [20190420] 학기 시작 1주 전 수업별 수업계획서를 하나의 파일로 모아서 정리해보았다. 주차별로 읽어야하는 읽기자료들도 함께 정리해보았는데 조금 난잡한 듯 보인다. 깔끔한 정리는 아니지만, 학기 시작 전에 전체적인 개요를 훑어보고 수업 주제들을 눈에 익히는 데에 의의를 두..

글쓰기 과제가 죽어도 하기 싫을 때 - 왜,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다시 알아보자

매 학기마다 소논문이나 에세이를 쓰게 되는데, 이 글쓰기 과제가 나를 힘들게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일단 읽어야 쓸 수 있을 것 같고, 시간이 좀 더 주어지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고, 제출이 얼마 안 남았는데 쓰다가 모르는 부분을 확인하면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은 기한에 닥쳐서 만족스럽지 않은 글을 쓸 때가 많았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글쓰기가 더 두려워졌는데, 이번 학기에도 이는 다르지 않았다. 국제관계학 중간과제를 앞두고 특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해외에서 내가 공부한 것을 처음 평가받는 것이었기에 잘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그럴수록 글쓰기의 압박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혼자서 한없이 끙끙대다가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다닐수만은 ..

외국어 논문읽기가 막막할 때 - Dict Box를 써보자!

부족한 독일어 실력을 가지고 대학수업을 독일어로 들었던 것은 어찌보면 만용이었다. 다음 수업까지 읽어가야하는 자료를 보면 문장마다 모르는 단어가 몇 개 씩 들어있었는데, 한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길게는 십 분 넘게 걸리기도 했었다. 이렇게 열심히 단어를 찾았는데도 문장의 의미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한장에 한두시간씩 걸려가며 한문장씩 일일이 한국어로 번역을 해보기도 했다. 더 어려운 글일수록 문맥에 의존해서 뜻이 정해지는 표현들이 많아져서 아무리 사전들을 뒤져가며 읽어도 어휘력이 늘지 않아 답답했다. 지면 외 다른 곳(에버노트나 아이폰메모앱 등..)에 표현들을 정리해두면서 모르는 표현을 마주칠때 예전에 적어둔 것들을 찾아보면 좀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하자니 동선이 너무 복잡해졌..

영어공부가 막혔을 때 - 어휘력 테스트로 현위치를 파악해보자

몇년째(!) 영어 실력이 계속 답보상태다.. 불만족스러운 공인어학 성적은 차치하고서라도, 나 스스로 학문적인 지식들을 습득하고 생산하기에 영어실력이 한참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서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이 대학수업을 따라가고 학업을 하는 데에 9,000~12,000 단어 수준의 어휘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https://brunch.co.kr/@dohyunkim/32 참고), 그래서 (공부하기 싫어서) 심심풀이로 어휘력 테스트(http://testyourvocab.com/)를 한번 해보았다.. 역시 10,000 단어를 넘기지 못했다.. 여태까지 나 자신의 영어실력에 대해 막연하게 느껴온 불만족이 수치적으로도 입증된 셈인데, 그래도 이렇게 대강 목표하는 레벨과 현재의 차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