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과 기술 - 잡다한 실험들/etc

#나를 위한 대학공부 매뉴얼 - 1. 한 학기 수업 준비하기

서서재 2020. 1. 27. 17:04

학기는 개강 일주일 전부터 시작된다

한 학기 동안 대학 수업을 능률적으로 듣기 위해서는 학기 시작 전부터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 한 학기의 일정을 총체적으로 정리하고, 수업 계획서를 충분히 숙지하고, 학습계획을 세우고, 수업과 관련된 배경지식을 확보하고, 참고문헌을 구비해놓고, 생활리듬을 조정하는 것 등이 이러한 예비작업에 해당한다. 이렇게 미리 예열을 해놓지 않으면 학기 초반을 무계획적인 친목활동 등으로 허비하게 되고, 뒤늦게 중간고사를 볼 때 쯤이 되어서야 공부할 것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수업의 전체적인 골자를 파악하고 한 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기 위해서는 개강 일주일 전부터 학교를 나가야한다. 학기를 일주일 일찍 시작하여 강의실과 공강 시간에 공부를 할 곳, 점심/저녁시간에 식사를 할 곳 등을 미리 파악해놓고 한 학기동안 들을 수업들의 전체적인 내용을 미리 훑어보면서 공부를 하기 위한 몸과 정신을 예열하는 것이다. 학기 초에 풀어진 마음으로 수업을 듣고 읽기자료를 설렁설렁 읽었다간 나중에 만회해야할 것들이 늘어나게 된다. 15~16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학기 안에 쉬엄쉬엄 공부해도 되는 기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각각의 시기마다 역할이 있고, 숙지하고 넘어가야만하는 것들이 있다.

수업계획서 숙지하기

매 주 수업들이 모여서 한 학기 수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학기 수업이 먼저 있고, 그것이 일정한 계획에 따라 매 차수의 수업으로 나뉘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교수자는 한 학기 수업을 모두 들었을 때 완성될 지식이나 도달하게 될 관점의 편에 서서 수업을 분할하고 학생들이 매 차수의 수업을 통해 한 학기 수업의 종합적인 결론에 단계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매 수업마다 새로운 내용들을 배우기 때문에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교수자처럼 전체적인 관점에서 각각의 수업이 가진 의미나 수업 사이의 관계를 조망할 여유가 없다. 그래서 학기가 시작되면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르고 매 수업내용을 숙지하는 데에 급급해진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일주일 먼저 학교에 나가는 동안 바로 매 차수의 수업으로 환원되지 않는 수업 그 자체의 메타적인 내용들을 공부해야한다. 이 시기동안 수업의 주제와 문제의식, 목적, 평가방법,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상의 구조를 최대한 많이 이해해야한다. 그렇게 해야만 전체 학기에서 '이번 주'의 수업이 가지는 의미나 전체 커리큘럼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알 수 있다. (이것을 모르면 수업을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임의적으로 빼먹거나 기계적으로 듣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는동안 대학을 내가 배우고 싶은 게 있어서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다니니까 다니는게 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계획서를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다. 수업계획서는 뽑아놓거나 저장해놓고 그때그때 들여다보는 참고자료가 아니라 학기 시작 전에 '공부'해야하는 학습자료이다. 수업계획서를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한 페이지에 정리해놓는 것은 물론이고, 수업계획서를 읽으면서 너무 생소한 표현/개념/사조나 떠오르는 의문점들을 메모해놓고 미리 찾아봐야한다. 만약 수업계획서가 미리 온라인에 제공되지 않거나 내용이 빈약하다면 교강사에게 메일을 보내보자.

한 학기 수업의 수업계획서는 책의 목차와 같으므로, 수업계획서로 수업내용을 미리 파악하는 데에 있어 능동적으로 책의 목차를 '독해'하는 법에 관해 적었던 다음의 포스트를 참고해볼 수 있겠다.

https://ssjstudylog.tistory.com/7?category=699066

#읽기의 기술 - 능률적인 독서는 목차에서부터! (목차부터 분석하는 독서법) (20200105 추가)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두꺼운 책 혹은 내용이 어려운 책이 주는 막막함 때문에 독서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거나, 책을 읽다가 중간에 이해가 안 되어서 책장을 덮어버리게 되거나, 책을 열심히 읽어도..

ssjstudylog.tistory.com

학기 일정표 만들기

학사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된 달력 또한 필요하다.

□ 개강 및 종강 일자

□ 수업별 시험 일정 (중간고사, 기말고사, 퀴즈, 과제, 발표 등)

□ 휴무일, 개교기념일

□ 학생 행사 및 축제 일정 + 학생회 선거 기간

□ 장학금 신청 기간 (장학금 등 주요 공지가 올라오는 공지게시판 즐겨찾기에 등록해놓기)

□ 자격증, 어학 시험일정

※ 발표가 있는 수업이라면 어떤 수업에 발표를 하면 좋을지 미리 생각해놓는다.

(지금 보면 계획중독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성격이 맞다면 이런 방식으로 계획표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https://ssjstudylog.tistory.com/4?category=699066

한셀로 한 학기 공부계획표 만들기 (+1)

군복무를 인사 관련 부서에서 했었는데 그 때 한셀(엑셀보다 한셀을 더 많이 썼었다) 사용법을 많이 익힐 수 있었다. 매일 출근하면 가장 먼저 한셀로 만든 '전역일 계산기'나 스케줄러 파일을 켰었는데, 전역하고..

ssjstudylog.tistory.com

교강사에 대해 더 알기

신청한 수업의 교강사를 미리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는 것은 수업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를 고취하는 데에 꽤 도움이 된다. 이 교수가 어느 나라, 어느 대학에서 어떤 교수를 사사하여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는지, 그 이후에는 어떤 연구를 했고, 어떤 연구소에 있었으며, 최근에는 어떤 논문을 썼고, 이 연구분야에서 얼마나 인지도가 있고 어떤 평가를 받고 있으며 얼마나 다른 연구자들에게 자주 인용되고 언급되는지, 어떤 책을 썼고, 어떤 신문에 기사를 쓰고 있으며, EBS나 네이버 지식연단, 세바시, TED등 방송에서 강의한 자료들이 있는지, 개인 사이트가 있거나, 페이스북에 논평을 자주 쓰는지, 어떤 사회문제에 대해서 많이 발언하는지, 공직을 맡은 적이 있는지, 어느 기관이나 단체에 자문위원으로 있는지, 대학 바깥의 인문공동체에서도 강연을 하는지 등등.. 이렇게 내가 수강신청을 한 교강사에 대해 '뒷조사'를 하는 동안 이 선생님이 어떤 관점/입장/사조에서 수업 내용에 접근할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짐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내가 어떤 '학자'에게서 무엇을 어떤 관점에서 배우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갖지 않으면 '얼마나 강의력이 좋은지' 혹은 '얼마나 학점을 잘 주는지'로 교강사를 평가하게 된다.

작업 일지 준비하기

학부에서 듣게되는 매 수업은 내가 여태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이나 아직 숙련되지 않은 것들을 과제로 요구할 것이다. 가령 논문 형식의 글을 써본 적이 없는데 기말과제로 소논문을 써내야 할 수도 있고, 토론식 수업의 발제를 매 주 준비해 가야할 수도 있으며, 벅찰정도로 많은 읽기자료나 논문을 꾸역꾸역 읽어가야할 수도 있고, 한 학기 내내 당최 무슨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먹겠는 철학 원전을 읽게될 수도 있으며, 팀 프로젝트를 준비해야할 수도 있다.

처음 해보거나 익숙하지 않은 작업을 하게 될 때에는 일지를 작성할 것을 권한다. 가령 글쓰기 과제를 해야하는 경우 '오늘은 몇 시간동안 어디까지/몇 페이지를 읽었고, 얼마나 썼고, 어디에서 막혔고, 어디에서는 진전이 있었는지. 어떻게 할 때 집중이 잘됐고, 어느 부분에서 체력이 떨어졌는지, 어떤 작업과정이 추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는지' 등을 적어둘 수 있다. 이렇게 해야 내가 얼마만큼의 시간 동안 얼마만큼의 작업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고, 다음번에 작업을 할 때 나의 능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좀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한 일지를 쓰지 않아서 내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파악하지 못한다면 오피스아워에 교수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기도 막막해서 마냥 손을 놓아버리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일지를 쓰면서 나에게 맞는 작업의 리듬과 사이클을 만들어가야한다.

※ 에버노트 유저라면 에버노트 연동 메모앱을 활용해서 쉽고 빠르게 메모를 추가할 수 있다. 하나의 메모 아래나 위에 계속 메모를 누적해서 추가해주는 기능이 있는 앱 DayEntry을 한번 사용해보시길:)!

https://apps.apple.com/kr/app/dayentry-quick-diary-journal-for-evernote/id909943922

‎DayEntry - quick diary, journal for Evernote

‎Have one single Evernote note for any day. Log your thoughts, notes, records, timestamps, photos, reminders, geotags to the note quickly. All your notes are stored in the special Evernote notebook chronologically. The note is labelled with the current dat

apps.apple.com

to be continued... (2020.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