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랄 |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바다 환경문제 깊이 읽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구의 간략한 역사 4

서서재 2022. 10. 10. 16:22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구의 간략한 역사 4>

2000년대 전후부터는 해양 플라스틱의 운명에 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과연 플라스틱은 ‘분해’될까? 분해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오래 분해되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연구를 진행한 Andrady(2003)는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이 자외선을 덜 흡수하기 때문에 훨씬 느리게 ‘분해'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확실히 육지(해변)에 있는 플라스틱은 수면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에 비해 훨씬 빨리 바스러졌다.

한편,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플라스틱의 운명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고, 이에 관해 여러 관점이 대립했다. 한 편에서는 심해의 플라스틱이 자외선에 전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원형이 그대로 보존될 것이라는 주장이 전개되었고(Goldberg, 1997), 다른 한 편에서는 심해의 박테리아에 의해 아주 조금씩이라도 분해가 이루어지기는 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되었다(Harshvardhan and Jha, 2013 등).

그렇다면 육지(해변)에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떻게 될까? 1972년에 Scott은 해변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오래 방치되면 아주 약한 충격에도 쉽게 바스러진다는 사실을 보고한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당시에 미세 플라스틱에 관해 알지 못했고, 플라스틱이 바스러지며 분해되다가 결국 자연으로 흡수된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말았다.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플라스틱은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고 생각되었다(Gregory, 1983). 

미세플라스틱의 존재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였다. Thompson et al.(2004)의 연구에 의해 플라스틱은 분해되지 않고 끝없이 미세한 입자로 작아지기만 할 뿐이라는 사실이 조명되었다. 이에 따라 미세플라스틱과 미세 섬유는 반영구적으로 지구에 남아서 모든 자연을 망가뜨리는 새로운 오염 물질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나 작은 입자를 미세플라스틱으로 정의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어떤 연구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을 폭넓게 5mm 이하로 정의하기도 하며, 어떤 연구자들은 "2mm 이하는 되어야 ‘미세하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1mm이하나 500μm(0.5mm)이하를 기준으로 제시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이러한 난국 속에서 Andrady(2011)는 0.5~5mm를 메소플라스틱, 0.05~0.5mm를 미세플라스틱, 0.05mm 이하를 나노플라스틱으로 나누는 구별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미세플라스틱은 항상 커다란 덩어리가 부서져서 형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부터 연구자들은 화장품에 처음부터 미세한 크기로 생산된 플라스틱 알갱이가 첨가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Zitko and Hanlon 1991; Gregory 1996). 하지만 이러한 플라스틱에 ‘일차 미세플라스틱primary microplastic’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2011년(Cole et al)의 일이었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은 2010년대를 전후로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Oehlmann et al.(2009)는 플라스틱에 다양한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 더해지는 각종 화학 첨가제가 해양생물의 성장과 번식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몇 년 뒤, Cole et al.(2011)은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물들의 먹이 그물에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을 유입시킨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Andrady(2011)도 플라스틱의 크기가 미세할수록 더 효과적으로 독성 물질을 흡착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속도와, 생물계 안에서 축적되고 순환되는 방식을 더욱 규명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아울러,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새로운 제품 디자인과 법안 제정, 강력한 규제 등이 다각도로 도입되어야 한다. 

<Chapter 1. A brief History of Marine Litter Reserach> 
Peter G. Ryan
Marine Anthropogenic Litter, p.p. 1~25 참조

#바다환경문제전문출판사 #한바랄
#한바랄출판사 

https://www.instagram.com/hanbahral_books/?hl=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