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독일어 실력을 가지고 대학수업을 독일어로 들었던 것은 어찌보면 만용이었다. 다음 수업까지 읽어가야하는 자료를 보면 문장마다 모르는 단어가 몇 개 씩 들어있었는데, 한 문장을 이해하는 데에 길게는 십 분 넘게 걸리기도 했었다. 이렇게 열심히 단어를 찾았는데도 문장의 의미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서 한장에 한두시간씩 걸려가며 한문장씩 일일이 한국어로 번역을 해보기도 했다. 더 어려운 글일수록 문맥에 의존해서 뜻이 정해지는 표현들이 많아져서 아무리 사전들을 뒤져가며 읽어도 어휘력이 늘지 않아 답답했다. 지면 외 다른 곳(에버노트나 아이폰메모앱 등..)에 표현들을 정리해두면서 모르는 표현을 마주칠때 예전에 적어둔 것들을 찾아보면 좀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하자니 동선이 너무 복잡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