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과 나/번역 이야기

[번역 이야기] 03. 번역가와 프로그래머

서서재 2021. 7. 5. 11:21

저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들을 참 좋아하는데요, 그에 반해 소설은 읽어본 경험이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설을 번역할 때에는 정말 너무 어려워서 진도가 참 더디네요..

작가가 이 말을 왜 써놓은 것인지 도대체, 도무지, 당최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의 연속이라

과제를 하는 진도도 참 더디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이렇게 번역이 힘에 부칠 때 제가 자주 꺼내 보는 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올린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영상인데요..

여태까지 번역가와 피아니스트를 비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번역가와 프로그래머도 공통점이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 글나눔도 번역가와 다른 직업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너무 우려먹나요ㅋㅋㅠ)

 

피아니스트와 마찬가지로, 번역가와 프로그래머도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작업을 하는데요.

작업을 하면서 도저히 풀리지 않는 문제들과 혼자서 외로운 씨름을 해야한다는 점은

무엇보다도 번역가와 프로그래머의 비슷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문제가 안 풀릴 때 프로그래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문제를 해결할까요..?

이 영상에서는 '끈기'만이 답이라는 원론적이면서도 뻔한 답을 제시하고 있지만,

때로는 지름길이 없다는 사실을 깨우쳐주는 말이 힘을 줄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컴퓨터공학과 친구는 프로그램을 고치고 고치고 갈아엎고 또 고치는 일련의 과정을 '곰국 끓인다'고 표현하더라구요ㅋㅋ;;...

저희도 번역을 하면서 번역문을 고치고 고치고 다듬고 갈아엎고 수정하면서 '곰국'을 끓인다면

더 진하고 맛깔나는 번역문이 나올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참고로 이 영상의 유튜브 채널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부부가 주인공인데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을 할 수 있다는 프로그래밍의 특성상

세계 각지에서 몇 개월씩 체류하면서 여행도 하고 작업도 하는 일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번역가로서도 꿈과 희망을 품게 만드는 라이프 스타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다른 영상들도 재미있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렇게 공유해봅니다. )

 

어쩌다보니 공유하는 글보다 서론이 길었네요..

아무쪼록 모두 화이팅하시기 바랍니다!

 


<Can anyone do coding?>

https://www.youtube.com/watch?v=ThGbP9wgkz8&t=61s

 

(전략)

 

개발자가 된다는 것은 논리적 사고, 문제해결을 즐기는 것을 뜻해.

개발자가 된다는 것은 외로움과 싸우고, 자기 자신과 싸운다는 것이고,

남들은 사회 생활을 할 때 외롭게 컴퓨터 앞에 앉은 채로

매순간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말해.

개발은 "왜 내 코드가 안 되는겨" 하면서 새벽 세 시에 자괴감을 느끼는 것의 연속이야.

 

개발자 아무나 잡고 물어봐. 개발하는 걸 그 자체로 좋아하냐고.

다들 아니라고 할걸?

프로그래밍 그 자체는 참 괴롭고, 지루하고, 짜증나고 그래...

 

하지만

프로그래밍은 그 결과가 주는 성취감 때문에 하는 거야.

그 괴로움을 이기고 얻은 성취감! 결과!

 

개발은 사실 괴롭고 어려워.

이걸 알고 시작하길 바래.

하지만 그만큼 뿌듯하다는거!

 

(중략)

 

프로그램 개발은 '재능talent'의 세계가 아니야.

'근면성실persistence'의 세계지.

 

개발을 하겠다는 말은 이런거야.

"이 함수 고칠 때까지 잠 안자!"

"이 버그를 잡을 때까지 엄청나게 길고 긴 문서를 다 읽고, 다시 새로 시작할 거야."

 

개발자를 만드는 건 '재능'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자세'야.

개발은 머신과의 끝없는 싸움이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

재능이 아니라!

 

집중을 잘하고,

일상생활을 잘 통제하고,

인내심이 많다면,

그 사람이 더 좋은 개발자가 될 거야.

집중을 못하는 천재적 재능을 가진 친구보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