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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구의 간략한 역사 2

서서재 2022. 10. 10. 16:21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구의 간략한 역사 II>

1970년대 중반에는 해저면에 가라앉은 플라스틱 쓰레기에 관한 첫 번째 기록이 세상에 나왔다. Holmström(1975)은 스웨덴 트롤 어선이 해저면에서 매번 플라스틱 쓰레기를 건져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결과,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라앉는 이유는 부착 생물이 달라붙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표면에 떠다니는 것은 초반 3~4개월 동안이었다. Holmström 이후에도 쓰레기가 부착생물에 의해 가라앉는다는 연구들이 이어졌다. 

이어서 플라스틱 부유물이 환경에 끼치는 다른 해악에 관한 연구들도 발표되었다. 그 중 Winston(1982)은 플라스틱이 해양생물의 뗏목이나 서식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에 따라 플라스틱 쓰레기는 멀리 떨어진 서식지에 외래종을 유입시켜 생태계를 심각하게 교란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북태평양에 있는 해양 쓰레기에 초점이 모였다. 북태평양에도 플라스틱 펠릿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는 사실이 지적되었으며, 오늘날 ‘태평양 쓰레기 섬’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쓰레기가 모여들고 있다는 징조가 일찍이 1973년부터 파악되었다. 

1980년에는 Merrell(1980)이 처음으로 구체적인 해변 쓰레기 조사를 실시했다. 그는 알래스카의 암치트카 섬Amchitka Island에서 72년부터 74년 사이에 해변 쓰레기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 때 관찰된 쓰레기의 대부분은 인근에서 시행되는 어업 관련  쓰레기였다. 하지만 알래스카 해변의 쓰레기 중에는 1500km 떨어진 아시아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가 섞여 있었다. 이로써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극히 먼 거리를 횡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주목받게 되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해변 쓰레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경관 훼손과 같은 환경미화적 차원의 문제가 꼽혔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DDT의 주 성분인 폴리염화비페닐PCB를 비롯하여 각종 유독성 화학물질을 해양생태계에 유입시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해양 쓰레기의 피해에서는 육상 동물도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1980년에는 Merrell(1980)에 의해 최초의 해변쓰레기 장기 모니터링 연구가 실시되었다. 이에 따라 해변에 쌓이는 쓰레기의 양에는 날씨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조명되었다. 그에 따르면 해변 쓰레기 중 41%는 다시 바다로 쓸려 내려가지만, 새롭게 유입되는 쓰레기가 더 많기 때문에 해변 쓰레기의 총량은 매년 130%씩 늘어나고 있었다.

한편 1969년에서 1977에는 알래스카 바닷새들의 플라스틱 섭취 문제에 관한 심층 연구가 진행되었다(Bob Day, 1980). 이 연구에서는 수면에 달려들어 먹이를 낚아채는 바닷새들(바다쇠오리, 슴새 등)에게서 플라스틱 섭취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특이한 점은 플라스틱이 이들의 위장에서만 발견될 뿐, 창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닷새의 위장에 최대 15개월까지 체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새들은 화려하고 색깔이 선명한 플라스틱을 더 많이 먹는 것 같아 보였다. Bob Day는 특히 플라스틱 펠릿이 물살이의 알과 혼동되기 쉽다는 점을 지적했다.

몇몇 종의 경우 미성숙한 새들이 어른 새보다 플라스틱을 더 많이 먹고 있었으며, 새끼가 없는 성체의 경우에는 다른 성체에 비해 두 배나 많은 플라스틱을 먹고 있었다. 플라스틱을 많이 먹을수록 체중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편에서 계속)

<Chapter 1. A brief History of Marine Litter Reserach> 
Peter G. Ryan
Marine Anthropogenic Litter, p.p. 1~25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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