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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6 - 일본 국민들이 고래사냥을 옹호하는 이유

서서재 2022. 10. 28. 05:10

<일본 포경산업의 간략한 역사 6 - 일본 국민들이 고래사냥을 옹호하는 이유>

2011년에 일본 AP 뉴스는 고래사냥에 관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상업 포경과 고래 사체 유통/판매가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2%의 일본인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관심 없다/상관 없다’는 응답은 35%, ‘반대한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제로 고래 사체를 즐겨 먹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의 분포는 이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고래 사체를 먹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12%밖에 되지 않았으며, 66%는 고래 사체를 먹을 생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포경 반대 운동 단체 IKAN은 2010년을 기준으로 일본인의 실제 고래 사체 소비량은 1인당 23.7g밖에 되지 않는다고 밝히며, 이는 해산물 29.6kg/명이나 기타 육류 29.2kg/명에 비하면 티끌만한 양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일본인들이 고래를 먹지 않으면서 고래사냥에 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관해 뉴스위크의 일본판에 실린 어느 기사는 1970년대부터 지속된 서구의 고래사냥 반대 캠페인이 일본인으로 하여금 ‘고래 민족주의whale nationalism’라고 할 만한 정서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일본인들은 서구의 고래 보호론을 ‘서구적 오만함’에서 나온 것으로 받아들였으며, 일본 전통문화에 대한 공격으로 여겼다. 이는 곧, 일본인들이 “고래잡이에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 “고래잡이에 반대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했다(Ishii, 2011). 일본인들은 고래잡이가 에도시대 때부터 시작된 일본의 유구한 전통 문화라고 여기고 있으며, 고래 보호론을 일본의 민족적 가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일본 정부는 고래사냥과 일본의 민족주의를 더욱 긴밀하게 유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고래 사체를 판매하고 시식하는 ‘고래 축제’가 전통문화 보존이라는 명목으로 개최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1986년도와 2017년도에 신문지상에 등장한 고래 관련 키워드를 분석해보면, 과거에는 ‘연안 포경’이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은 데에 반해, 이제는 ‘고래 축제’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었다. 

"Japan’s Whaling Policy: The Reasons for Leaving the International Whaling Commission"
Fynn Holm, <Japan 2019: Politik, Wirtschaft, Gesellschaft>(2009), pp. 126~151 참조



아주 예전에는 바다를 '바랄'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지금 바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아마 예전의 오염되지 않고 건강하던 바랄이 이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큰 바다'라는 뜻의 '한바랄'에는 이처럼 생명으로 풍요롭게 역동하던 과거의 바다를

기억하고 회복시키자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 과거로 돌아가는 발걸음을 차근차근 내딛고자 합니다. 

책으로, 해양 정화 활동으로, 시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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