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가 막혔을 때 - 어휘력 테스트로 현위치를 파악해보자

몇년째(!) 영어 실력이 계속 답보상태다.. 불만족스러운 공인어학 성적은 차치하고서라도, 나 스스로 학문적인 지식들을 습득하고 생산하기에 영어실력이 한참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서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이 대학수업을 따라가고 학업을 하는 데에 9,000~12,000 단어 수준의 어휘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https://brunch.co.kr/@dohyunkim/32 참고), 그래서 (공부하기 싫어서) 심심풀이로 어휘력 테스트(http://testyourvocab.com/)를 한번 해보았다.. 

역시 10,000 단어를 넘기지 못했다.. 여태까지 나 자신의 영어실력에 대해 막연하게 느껴온 불만족이 수치적으로도 입증된 셈인데, 그래도 이렇게 대강 목표하는 레벨과 현재의 차이를 파악하니 좀 더 장기적으로 계획을 세워볼 수 있을 것 같다. 1년에 15권 정도의 책을 읽으면 (연40주, 주5일 100분 이상의 독서만으로 어휘력을 늘린다고 가정했을 때) 1,000단어 정도의 어휘력이 향상된다고 한다(이것도 https://brunch.co.kr/@dohyunkim/32 여기서 가져온 내용인데 이 사람도 출처는 안밝히고 있다. 일단은 대강의 견적을 세우기 위해 설득력있다고 가정해본다..). 그동안 한다고 하는데도 실력이 느는 기분이 안드는게 속터져서 영어공부를 꾸준히 못했는데, 애초에 다음 레벨까지 2~3년은 필요했던 것이다.. 

내친김에 독일어 어휘력 테스트도 해봤는데, 방학동안 부지런히 공부해서 다음 학기에는 좀 더 수업을 '따라갈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다..

독일어 어휘력 테스트는 이 두 곳이 꽤 믿음직스러운 결과를 보여주는 것 같다. (①http://wortschatz.tk, ②http://www.languagelevel.com/german/)

이 어휘력 테스트를 개발한 사람들이 연구한 내용에 따르면(http://testyourvocab.com/blog/), 모국어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8살만 되어도 평균적으로 10,000개의 어휘를 구사할 수 있게 되는데 이후의 어휘 발달에는 독서습관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의 경우 평균적으로 33세에 이를 때까지 어휘량이 10,000단어에서 크게 증가하지 않는 반면(물론 이 범주에 속하는 응답자가 적기 때문에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책을 매우 많이 읽는 아이는 성인이 될 무렵 평균 26,000개의 어휘를 구사할 수 있으며, 30대에 들어서면 어휘량이 30,000을 넘어선다. 특히 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이 비슷한 독서량을 가진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보다 더 많은 어휘를 구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소설을 읽는 것이 어휘 발달에 더 효과가 있다고 보여진다.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여덟살 아이가 7,000개의 어휘를 구사할 때 독서를 아주 많이 하는 아이는 12,000개를 구사할 수 있으며, 열다섯 살에 이르면 두 아이의 어휘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어휘량의 차이는 전반적인 학업 성취도의 차이로 나타난다.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의 경우 하루 평균 4개의 새로운 어휘를 익히고,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아이는 1.5개의 어휘를 익힌다는 점에서 A1~B2사이의 초중급 외국인 학습자도 수준에 맞는 독서를 병행하는게 효과적이라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그렇다면 영어를 외국어로 공부하는 외국인들의 어휘량은 어느정도인가? 우선 영어를 제2외국어로 하는 외국인의 평균 어휘량은 4,500단어인데, 10,000이상의 어휘량을 가진 외국인 중에는 영어권 국가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수업시간을 제외한 일상 생활에서 얼마나 외국어를 많이 사용하는지에 따라 어휘습득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거꾸로 해외에 거주하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외국어를 활발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8천단어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더 언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서는 일상에서의 외국어 사용을 늘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