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과 기술 - 잡다한 실험들/글쓰기의 기술

[BA7](19-1) 뮌헨대 철학과 기말논문 (20p, Revisiting the Exclusiveness of modern Nation-state and its Compatibility with Cosmopolitan Ideals, 2.3/4.0(B))

서서재 2019. 9. 23. 10:25

드디어 몇달동안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과제논문 작업이 끝났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방학 과제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여기에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했는데, 그 이유는 이 과제의 주제가 내가 정치철학을 공부하는 신념적인 태도와 궁극적인 목표를 깊게 건드리는 주제였기 때문이다. 

 

논문의 목표는 근대 자유민주주의 민족국가가 (역사에서 보여왔고 여전히 보여주고 있는 거악巨惡들에도 불구하고) 세계시민주의적 이상과 양립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이상들을 도모하는 데에 필요하다는 '국가주의적 코스모폴리타니즘' 내지는 '코스모폴리탄적 국가주의'의 (몰염치한)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었는데, 두 달동안 나를 정신적으로 학대한 덕분에 결국에는 증명하고 싶었던 것을 증명하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이번에 쓴 논문은 고등학교 때 쓴 학생자치론과, 군대에서 2년 동안의 독서를 마치고 돌아와서 쓴 니체에 관한 논문에 이은 나의 세 번째 결과물인 셈인데, 이전까지의 작업들이 여러 이론들을 조합해서 비평적으로 논증하는 단계에 머물러있었다면, 이번에는 비로소 기존 이론들의 맹점을 비추면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하나의 이론으로서 정립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논문은 산문이 아니라 정형시를 쓰는 태도로 써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논문의 구성이나 논증의 응집성, 기본적인 참고문헌 인용법의 준수 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많지만, 우선은 이 논문을 중간결산으로서 이렇게 매듭을 짓고, 여기에서 정제해낸 주장들을 좀 더 검증하고 구체화하는 것으로 앞으로의 공부를 방향짓고 싶다. 앞으로의 포스트들에서는 이번에 배운 것과 깨닳은 것, 그리고 논문에 담은 내용들을 번역하고 정리해서 올려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