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철학과 기술 - 잡다한 실험들/읽기의 기술

#읽기의 기술 - 능률적인 독서는 목차에서부터! (목차부터 분석하는 독서법) (20200105 추가)

서서재 2020. 1. 6. 19:25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두꺼운 책 혹은 내용이 어려운 책이 주는 막막함 때문에 독서의 진도가 잘 나가지 않거나, 책을 읽다가 중간에 이해가 안 되어서 책장을 덮어버리게 되거나, 책을 열심히 읽어도 나중에 무엇을 읽었는지 까맣게 기억이 나지 않는 문제들을 줄이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책을 읽기 전에 목차부터 읽는 것입니다. 

 

이 독서법은 사실 도저히 『존재와 시간』의 본문을 이해하면서 읽을 자신이 없어서 "목차라도 읽어보자"고 했던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목차를 읽는 것은 서점에서 살 책이나 도서관에서 빌릴 책을 고를 때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지만, 여기서 제가 권하고자 하는 방법은  바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목차를 읽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목차를 단순히 어떤 페이지에 어떤 내용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에만 활용하는 것을 넘어, 목차 또한 책을 구성하는 하나의 텍스트로 생각하고 독해를 하는 것입니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활자들을 한 눈 가득 읽고싶은 욕구를 잠시 누르고, 목차부터 읽기 시작하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읽기'는 아닙니다. 목차에 설명없이 나열되어있을 뿐인 단어와 개념, 키워드들은 '읽기'에는 막연하죠. 그렇지만 애초에 독서는 행간을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목차를 읽는 것 또한 줄글로 쓰여진 본문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나열된 말들 사이에 숨어있는 관계를 이해해보는 것이죠. 

 

우선은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책의 구조, 저자가 책을 쓸 때 어떤 의도에서 어떤 순서로 내용들을 배치했는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이 책은 이론을 먼저 다루고 2부에서는 사례에 적용하는구나, 이론으로는 A, B, C를 소개하는데 이 중에서 저자는 C를 A와 B의 종합으로 제시하고 있구나, 1부의 마지막 소단원이 x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게 2부 내용을 예고하는 내용이 되려나? 3부에 나오는 이 개념이 이 책의 주제와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는거지?' 

 

목차를 옮겨 적어놓고 최대한 말로 풀어서 내용을 유추해본다. 키워드도 정리하고..

계속해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고, 추측을 해보고, 배경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나름의 설명을 만들어봐야합니다. 책의 메세지나 논리의 흐름은 책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의 배경지식과 이해한 내용과의 만나는 지점에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책의 핵심은 서론이나 결론 부분을 먼저 읽거나, 남이 요약한 것을 읽는 것으로써가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방식으로서만 정제해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초벌로 이해해낸 논지와 구조는 책에서 읽어야 하는 부분과 상대적으로 지엽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 부분을 식별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책의 핵심 논지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논의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골자를 대강 파악하게 되는 것과 아울러서, 목차를 먼저 뜯어봄으로써 책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소재나 키워드들을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본문을 읽을 때 그 키워드들을 발견하면 좀 더 더듬이를 곤두세우고 민감하게 읽을 수 있겠죠:) 만약 전혀 이해가 되지 않거나 생뚱맞다고 생각되는 개념/표현이 있다면 책의 본문에서 찾아보거나 인터넷에 검색을 해봐야 겠지요. 본문도 아닌 목차에서 나오는 말들부터 의미를 모르거나 낯설다면 책 전체의 논지를 이해하는 데에도 지장이 클 것입니다. 

 

책을 전체적으로 개괄해서 이해한 내용이 전혀 없이 기계적으로 서론부터 인쇄된 순서대로 읽게되면 비효율적인 독서가 될 공산이 큽니다. 맥락을 알 수 없는 활자들의 압력 속에 지루함과 피로감을 느끼고 책장을 덮게 될 수도 있죠.

 

무엇보다도 제가 목차읽기의 가장 큰 효용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설명 없이 말들이 나열되어있기만 한 목차를 이해하기 위해 배경지식이 엄청나게 활성화되고 모르는 것과 알고 싶은 것을 보다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모르는 것을 알게된다는 독서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질 수 있고, 저자의 생각을 파악하는 데에 그치는 수동적인 독서를 지양할 수 있습니다. 목차를 읽을 때는 이해되지 않았던 챕터 사이의 관계나 책의 구성방식을 나중에 본문을 읽는 도중 깨달을 때의 희열도 무척 크지요:) 독서 경험이 많이 쌓이고 배경지식이 많아질 수록, 목차의 내용만으로 본문의 논지를 예측해내는 '타율'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러한 독서를 테트리스 게임에 비유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테트리스 게임을 할 때 바닥에 쌓여있는 블록들의 요철에 맞게 새 블럭을 떨어뜨려야 한 줄을 삭제할 수 있고 게임도 오래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독서를 할 때에도 배경지식을 활성화시켜놓고 모르는 부분에 읽고 있는 내용들을 적절히 위치시킬 수 있어야 깨달음도 얻고 책도 오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죠. 만약 아는 것과 모르는 것, 궁금한 것이 의식의 수면에 떠오르도록 하지 않고, 책의 전체적인 구조나 흐름도 개괄하지 않은 채 책을 읽는다면 테트리스 블럭이 랜덤하게 주어지자마자 아무 곳에나 던져버리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책을 읽다가 길을 잃어서 '까만 건 글씨요, 흰 건 종이'라는 무념무상의 코마상태에 빠지는 게 바로 이 상태이죠. 금방 게임오버를 당하고 맙니다. 

내가 모르는 것(빈공간)을 알고 저자의 논지를 대강 파악해야(다음에 올 블럭들) 전략적으로 책을 독해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조언을 드리자면, 목차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나 의문들을 머릿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적어보실 것을 권합니다. 이렇게 처음에 개요서처럼 적어놓은 것이 독서를 계속 해나가면서 수정되고 살이 덧붙여지면서 자연스럽게 핵심을 정리한 요약 노트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목차를 처음 읽으면서 남겼던 메모들을 날것 그대로 한번 보여드릴까 하는데요, 이번 학기에 듣게 된 '응용 현상학' 수업의 교재 『공간의 현상학, 풍경 그리고 건축』이라는 책의 목차를 읽으면서 에버노트에 정리했던 것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약 90분 동안 이렇게 목차를 읽으면서 논지를 추측하고 의문들을 적고, 본문에서 키워드들을 이해하기 위해 몇 페이지를 선별해서 읽는 과정 속에서 꽤 만족스러운 정도까지 책의 요지를 개괄적으로나마 파악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500쪽 정도 되는 꽤 두꺼운 책의 요지를 한시간 반만에 추출해내니까 무척 능률적인 독서를 한 기분이네요. (여담이지만 여태까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던 하이데거 철학을 이해할 단초들을 이 책을 통해서 얻게된 것은 어마어마하게 큰 소득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다소 모호하게 설명했던 '목차 읽기'가 대강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한번 보시죠:)

 


20190905 목차 해석

『공간의 현상학, 풍경 그리고 건축』 (이종관, 2012)

잠시 스크롤을 멈추고 목차를 훑어본 다음, 유추하신 내용을 제 메모들과 비교해보세요:) 

1차: 목차 읽고 챕터간 관계나 논의의 흐름을 이해한대로 책 소개 해보기

철학과는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건축이 실제로는 철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현상학, 더 구체적으로는 하이데거의 공간론에 입각해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밝힌다. 이렇게 건축의 이면에 자리해있는 철학적인 토대와 이론들을 1부에서 먼저 파악한 뒤, 2부에서는 이렇게 정제해낸 이론들을 바탕으로 다시금 건축으로 돌아간다. 이 때, 단순히 건축물만을 비평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과 삶의 터, 풍경 등 인간의 생활세계 속에서 건축이 맺고 있는 관계들을 함께 다룰 예정이다(고대부터 바로크까지를 쭉 살펴보면서 그 공통점을 살펴볼 예정). 이러한 접근을 '건축 현상학'이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도시의 건축은 특히 오늘날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데, 2부의 마지막에서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며, 이를 전초 작업으로 하여 3부에서 현대의 도시 건축을 논평할 예정이다. 여기서는 인간의 삶을 도외시한 채 단순히 외관적인 미에만 초점을 맞추는 미관사업이 오늘날 도시건축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특히 서울을 중심으로+이것은 관광 산업과도 연관이 깊다), '심포이에틱 시티(시적 건축, 시적 도시?)'라는 개념을 통해 바람직한 도시 건축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새로운 도시 건축의 방향은 파국에 임박한 자본주의 경제의 물질적인 기반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경제를 모색하는 데에도 유의미한 작업이 될 것이다. 

 

2차: 목차를 옮겨적고 및 추가적으로 확장된 이해나 의문점 적기

1부 건축에서 현상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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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을 열며

    2 융합, 통섭, 그리고 심층 횡단

       - 융합 개념의 기원과 전망

       - 통섭

       - 리좀과 횡단

       - 학문 간 심층횡단로 제시

    3 심층횡단의 감행: 건축과 철학의 심층횡단로 개척

       - 현대 건축의 근본 가정 발굴

       -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근본 가정과 타당성 근거 : 심층 횡단 노드의 발견

    4 하이데거의 공간론을 향한 심층횡단

       - 후설에서 하이데거로

       - 근대 공간의 해체: 『존재와 시간』에서 하이데거의 공간론

       - 언어에 대한 시적 접근을 통한 공간론

* 맨 처음에 어떤 맥락 속에서 융합이라는 아이디어와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데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통섭이라는 개념이 나왔지만(윌슨?) 그것도 어떤 한계가 있었나보다. 융합과 통섭, 횡단의 차이점? 횡단도 아니고 심층 횡단이란 무엇인가. 건축 현상학이란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무언가 기존의 것을 넘어설 수 있는 단초를 발견하는 듯?

* 하이데거의 공간론과 후설, 칸트의 공간론의 차이점? 공간에 대한 이해가 언어에 대한 접근법/이해를 달리함으로써 가능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간의 공간 이해가 언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구조주의와도 맞닿는 부분이 있으려나?

* 근대와 현대의 공간 이해가 차이점이 있는 듯.

 

 2부 현상학에서 건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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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현상학으로부터 건축현상학으로의 심층횡단

       - 풍경의 시학적 구조

       - 풍경, 거주지 그리고 건축

   6 풍경과 거주지의 역사 - 고대에 바로크까지 그 본질적 특성

       - 고대

       - 중세

       - 르네상스

       - 매너리즘

       - 바로크

   7 풍경과 도시 - 도시의 현상학

       - 로마, 영원한 전원도시

       - 프라하, 그리움의 도시

       - 현대도시와 풍경

* '심층횡단'이라는 개념이 현상학에서 건축현상학으로 나아갈 때 쓰이네.. 그러면 현상학과 건축학 사이에는 그냥 '횡단'이라는 개념이 적용되는 건가?

* 시학적 구조: 구조는 구조인데 시학적이라는 것. 시적인 것도 아니고 시학적.. 시적인 것과 시학적인 것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풍경이 시학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주지와도 어떤 관계를 갖게 된다는 것인데.. 어떤 풍경이나 장소에 가면 어떤 정서나 감정이 생긴다는 점에서 시(학)적인 것으로 해석이되는 것이려나?

 

3부 건축에서 미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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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미래도시 비전 유-시티

       - 유-시티의 개념과 내용

       - 유-시티의 전제를 향한 심층추적 : 첨단기술과 현상학

       - 유-시티로부터 풍경으로의 횡단: 하이퍼기능주의, 포스트휴면 그리고 풍경

   9 디자인 시티를 넘어 심포이에틱 시티를 향하여

       - 유-시티와 디자인 시티

       - 디자인 시티의 추세와 문제점: 서울을 중심으로

       - 관광도시를 향한 디자인 시티의 열망

       - 풍경의 도시와 욕망의 도시

       - 서울의 미래: 유-시티와 디자인 시티를 넘어 심포이에틱 시티로

 

맺음말 혹은 보론 | 경제위기와 풍경현상학

       - 월스트리트 발 절망

       - 디지털 스페이스의 출현과 위험기반 경제를 향한 도정

       - 시적 경제를 향하여? 뉴욕의 절망과 희망

* 유시티가 도대체 뭐지? 심포이에틱 시티? 

* 서울이 예로 선정된 것은 저자가 한국인이기 때문인가, 아니면 서울이 가진 어떤 두드러진 특징을 조명할 필요가 있어서인가. 디자인 시티 & 오세훈...

 

3차: 목차 키워드 정리 하기

       - 1부: 심층횡단, 심층횡단로, 심층횡단 노드, 시적 공간?

       - 2부: 현상학, 풍경, 거주지, 도시

       - 3부: 심층추적, 유-시티, 디자인 시티, 심포이에틱 시티

       - 보론: 시적 경제

 

4차: 목차를 이해하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개념/표현들을 본문에서 찾아보자

 심층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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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학과 건축학의 접점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개념이 될 것 같다. 사실상 건축이 어떤 점에서 철학적일 수 있는지, 건축물에서 사람의 삶이 이루어지고 공동체가 구성되고 도시를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동선이 달라지고 접촉하는 사회적 관계들이 달라지고.. 이런 맥락으로 대충 상상은 하고 있지만 그 이상으로 분석을 하고 설명하기 위해선 잘 이해해야할 개념일듯

  • "기존에 논의되고 있는 이론 융합 혹은 통섭 모델들에 대한 비판적 고찰의 결과로부터 융합이나 통섭 모델이 만족시켜야 할 일련의 기준들이 설정된다. 그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이론 간 소통의 목표와 과제가 명료해야 한다. (...)

    • 이론 간 환원은 학문이론적 위계와 타당성 계열을 고려한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환원이 가능하다면, 그 가능산 정도에 따라 환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 이론 간 소통을 위한 방법론적 절차가 명료해야 한다. (...)

    • 이론 간 소통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문성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 (p47-48)

    • 맨 처음에 어떤 맥락 속에서 융합이라는 아이디어와 필요성이 제기되었는데 한계가 있었고, 그래서 통섭이라는 개념이 나왔지만(윌슨?) 그것도 어떤 한계가 있었나보다는 예측은 맞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리좀과 횡단 모형도 대안이 아니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음. '횡단'과 '심층 횡단'의 차이점은 뭐지?

  • "앞서 논의된 이론 융합을 위한 고려사항들을 다각도로 검토해보면, 융합의 모델은 '심층횡단in depth transverse 모델'로 제안될 것이다. 그것은 이론 간의 우연적이고 피상적 접합을 지양하고, 융합에 참여하는 이론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고려한다." (p48)

  • "아울러 각 이론이 전제하고 있는 형이상학적 전제들과 그 전제들로부터 유도되는 이론적 개념들의 심도, 특히 이론 전체의 타당성 계열과 관련된 심도들을 점검함으로써, 단순히 개념적 유사성에 기초한 학문 간의 접속이 아닌, 해당 이론들의 심층으로부터의 소통 가능성을 검토한다. 다음은 이론 간 소통을 위한 심층횡단의 절차들을 구체화한 것이다." (p48)

    • 각각의 이론에서 공리로 기능하고 있는 근본 가정을 파악하고, 그 근본 가정이 위치하는 심도를 식별한다. 이 심도에서 논의를 전개하면서 양자가 공통적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하게되면 그것이 '횡단 노드'가 된다. 만약 A학문에서는 더 이상 비판적으로 분석되지 않는 문제가 B학문에서는 더 성찰되고 있다면 B는 A에대 대해 메타학문적인 역할을 하며, A는 B로 횡단하여 그 논의의 심도를 따라가는 심층횡단을 시도할 수 있다. 탐구 과정이 진전됨에 따라 다른 영역으로의 횡단 또한 현실화 될 수 있다. 

▲ 유-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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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티는 서구를 발상지로 하는 현대도시와는 달리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실로 한국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도시 건설의 야심으로 충만되어 있다. (...) 전세계는 유-시티란 새로운 말을 한국의 발명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새로운 물결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p343)"

  • "유-시티는 첨단 정보통신 인프라와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을 도시생활에 필요한 모든 설비와 수단에 도입하려는 구상이다. 그럼으로써 도시공간 자체가 디지털 공간과 합성되어 네트워크화된 스마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러한 도시에서는 인간과 사물 또한 그 속에 심겨진 칩 등을 통해 디지털 공간으로 사상mapping되어 정보로 위상 변환된다. 이와 동시에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필요에 따라 서로에게 최적의 상태로 제공된다. (p344)""

  • UC(Ubiquitous Computing) : "현대 UC는 가상현실로부터 인간이 사는 공간으로 되돌아오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공간에 스며듦으로써 그 공간의 기능성을 증강시키는 방향으로만 나가고 있다. 이른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로 불리는 이 현실은 여전히 인간이 사는 공간을 원자재의 저장소로서의 자연에 노동을 가하여 사용가치를 창출하는 사회로 보는 근대적 경제관에 매몰되어 있을 뿐이다. (...) UC는 사물의 '기능'을 증강시키기 위해 사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시적 가치'가 드러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 위해 사물로 스며들어야 한다." (p476)

  • "탈기능화된 도시" (p476)

▲ 시적인 것 vs 시학적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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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어떤 대상을 지시하고, 그에 관한 정보를 전달mitteilen 진술로 읽으려 하면, 우리는 시 안에서 소통되지 않는 정보에 늘 당혹하며 '끝 모를 길aporia'로 들어서게 된다. 그 이유는 시가 어떤 대상을 오직 명확하게 지시만 하도록 고안되어 고안자의 의도에 따라 기능하는 술어적 언어체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 술어적 언어는 세계를 독립된 대상(S)들의 세계로 구분하고, 그 대상들의 속성을 파악한 후, 그에 관한 정보(P)를 전달Mitteilung하는 산문적 진술체계Aussagesystem이다. 그러나 이미 하이데거가 『존재와 시간』에서 밝혀놓은 바와 같이, 세계가 하나하나의 독립된 대상으로 구분Aussonderung되는 차원은, 그리하여 대상이 우리 앞에 서고 우리가 주관이 되는 차원은, 대상에 대한 인식보다 더 근원적 행위인 실천이 선행적으로 펼쳐지고, 그 기반 위에서 성립한다. 즉, 망치를 사용하는 행위가 장애로 정지되어 도구들의 맥락 연관에서 단절Verweisungsbruch이 일어나 망치 자체가 하나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구분되어 우리 앞에 놓일 때,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대상을 응시하는hinsehen 주관으로서 구성되고 그리하여 망치는 그 주관에 의해 비로소 '이것은 망치이다' '망치는 무겁다' 등의 S-P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 시는 이 S-P 형식을 끊임없이 변주하고 벗어나는 가운데 시적 표현과 운율로 탄생한다. (...) 즉 시에서는 말이 말로서 말해지는 것이지 그 이외의 목적에 종속된 수단이 아니다. (...) 시는 그 자체로 우리를 그의 내부 안에 몰입시키며 사유가 모이도록 텍스트를 열어놓는 것이지, 시의 외부에서 꾸며진 주관적 의도나 주관이 대상에서 파악한 정보를 지시하며 전달하도록 도구화된 매체가 아니다. (...) 때문에 시에서 말하는 주체도 존재를 대상화하여 파악함으로써 그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지로 팽만한 인간주체가 아니다. 시적 언어는 그 주체를 넘어서 존재에 가까이 들어선다." (p130-131)

  • 이 책 전반, 건축과 철학(현상학)의 관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연결점, 앞에서 말한 '횡단 노드'가 바로 '시적인 것'인 것 같다. 이 책은 이걸 제대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독파할 수 있겠다. 철학이 시로 내려하고, 공간(건축)이 시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그 지점에서 두 학문을 함께 걸고 탐구해나갈 수 있게되는. 이걸 바탕으로 근대 되와 파국적인 자본주의 경제를 비판함으로써 새로운 시적 경제 또한 전망하게 되는..! 엄청나게 스케일이 큰 책...!

▲ 심포이에틱 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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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논의, 즉 건축을 풍경과 거주하는 인간의 상호창조의 과정으로서 회복시키려는 노력 (...) 근대의 공간이 건축을 통해 어떻게 풍경으로 탈바꿈하고 아우라로 피어오르며 인간과 풍경의 상호창조가 일어나는 심포이에틱sympoietic 도시로 (...)". (p475)

  • "이 때 건축도 현재 유행하는 것처럼 디지털 기술을 무차별적으로 차용하여 인간의 거주공간을 연질적 유동공간으로 변형시키는 주름건축folding architecture 혹은 트랜스포매이션 건축transformation architecture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막대한 금융자본의 또 다른 머니게임이며 찬란한 기호가치의 전시장인 두바이를 이상화한 것처럼 거대건축mega construction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러한 건축은 디지털 금융산업에 연동된 건축일 뿐이다. 따라서 그러한 거대건축은 디지털스페이스의 공간성인 급격한 변동성에 따라 언제 경제위기의 폭발점이 되어 신기루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지 모른다." (p477)

▲ 시적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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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가치의 공황과 기호가치의 내파를 넘어서는 "사물의 시적 가치" (p475)

    • "풍경의 발견을 통해 자연의 시적 가치를 생산하는 경제" (p477)

    • 현상학에서 건축으로 심층횡단 한 것처럼, 건축에서 경제로 심층횡단하는 게 마지막에 시적 경제를 다루는 맥락인 것!! 그러니까 이 장을 읽을 때 현상학-건축-경제의 횡단을 가능케하는 대상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면서 읽어야한다. 아마 시적인 것과 관련이 있을 듯.

5차: 앞의 단계에서 본문을 읽으면서 새롭게 얻게된 의문들, 이해 안되는 표현들 적어보기

 - 이것들은 이 책에 설명이 없으면 다른 보조도서나 철학 사전에서 찾아보거나 검색해봐야할듯

  1. '심도'

  2. '방역'

 

6차: 이 책을 읽을 때 포스트잇을 쌓아나갈 주춧돌 키워드들을 선정해보자

  • 심층횡단

  • 시적인 것

  • 첨단기술

  • 시적경제

  • ...


 

[20200105 추가] 이렇게 준비했던 수업의 결과물입니다..

https://ssjstudylog.tistory.com/20

 

[BA8](19-2) 응용현상학 기말 소논문 (20p, "서촌의 풍경현상학적 해석을 위한 스케치")

정말 이번 학기에 학교 공부를 위해 쏟은 에너지의 절반 이상은 이 에세이를 쓰는 데에 다 들어간 것 같다..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학점은 A+를 받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일단 이렇게 정리해서 적어놓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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