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랄 | 바다 환경문제 전문 출판사/부닥치며 배우는 출판의 기록

20221119 책을 만들 때도 실물 레퍼런스가 있어야 한다.

서서재 2022. 11. 19. 23:13

책을 만들 때 어려운 점은 내가 구상한 것이 책의 형태로 출력되고 제책되었을 때 어떤 모양이 되고 어떤 느낌과 효과를 줄지 미리 예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가제본을 뽑아볼 수도 있지만, 그건 나중에 디자인이 완성됐을 때 세부적인 사항들을 교정하기 위해서 확인차 뽑아보는 의미이고, 제작과정에서 일일이 가제본을 만들어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실물 레퍼런스 도서가 많이 필요하다. 내가 만드려고 하는 사이즈의 책, 내가 써보고 싶은 폰트를 쓴 책, 내가 도판을 배치하고 싶은 방식의 그리드를 적용한 책, 내가 만드려고 하는 책의 두께감을 가지고 있는 책, 내가 써보고 싶은 종이를 쓴 책, 가로로 넘기면서 읽다가 세로로 돌려서 읽기도 하는 독서방향을 미리 적용한 책 등등... 이런 레퍼런스 도서들을 먼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독자이기만 했을 때는 내용적으로 나의 관심사인 책만 구매했다면, 책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내용적으로는 전혀 나의 관심이 아니더라도 제작 사양이나 디자인 형식만으로도 참고할 책들을 사모으게 되는 것 같다. 아무쪼록 책을 더 많이 재미있게 사게 되었으니 더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나 할까..^-^;;

 

퍼블리셔스 테이블 북페어에서 운좋게 책공방 책 출판사의 책 제작 장인이신 김진섭님을 뵐 수 있었는데, 그 분이 '책을 만들 때도 레퍼런스가 있어야 한다'고 하신 말씀이 깊게 남은 것 같다. 그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A6 사이즈의 벽돌책인 '북툴즈'를 구매해버렸는데, 이번 우리 출판사의 책이 나아가야 할 디자인 방향을 선지적으로 보여주는 책인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책공방 인스타그램을 보니 이 책은 '영감을 주기 위해 만든 책'이라고 한다. 

 

오늘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레퍼런스가 될 책 몇 권과 디자인과 타이포그래피에 관한 책을 6만원 어치 사 왔다. 어제도 명동 커넥티드 북스토어에 가서 레퍼런스 책을 4만원 어치 샀는데, 출판사를 열고 나서 수집+참고용으로 사들인 책만 벌써 3백만원은 훨씬 넘은 것 같다.